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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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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 오피니언 [세상읽기 08.1.2>시론 김형준부장] 기사글입니다
작성자
신세계병원
작성일
2008-01-17
민간 의료보험 도입 논란 유감 기사등록 : 2008-01-02 19:14:27 "화씨 911"이라는 다큐멘타리 영화를 통해 미국 부시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마이클무어의 신작 "식코(sicko)"란 영화가 국내에 소개되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 다큐영화는 미국의 민간의료보험 제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과연 최고 부자나라 미국의 이야기가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못 충격적이다. 알다시피 미국은 우리나라와 같은 의무적 당연 가입을 전제로 한 전 국민 의료보험서비스가 없다. 자동차손해보험같이 자신이 필요하면 능력에 따라 의료보험을 사야 한다. 직장을 가진 사람들은 직장에서 절반 정도의 보조를 해주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의 의료보험은 매우 비싸다. 그러다 보니 국가가 의료비를 부담하는 극빈층을 제외한 미국 인구의 1/6인 약 5000만 정도의 미국 시민이 의료보험이 없고 심근경색, 신부전 같은 심각한 질병에 걸리면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파산하거나 그냥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 중지와 약지가 전기톱 기계에 잘린 환자가 접합수술을 받기 위해 수십 만 달러하는 돈을 내지 못해 두 손가락 중 하나만 선택을 강요받는 등의 사례가 무수히 나오고 있는데 그동안 불만투성이였던 한국의 건강보험제도가 오히려 고마울 정도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 전 의협에서 대선기간 중 각 후보에게 질의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에 대한 의견 중 이명박 당선자가 긍정적 답변을 보냈다면서 이를 법제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혀 인터넷 상에서 이에 대한 해석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건보 당연지정제’란 모든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함부로 거부할 수 없는 제도를 말한다. 즉, 대부분 의료행위를 건강보험이 정해 놓은 틀 안에서 실시하라는 제도인 것이다. 이런 제도는 건강보험료로 만원을 낸 가입자나 20만원을 낸 가입자가 같은 의료서비스는 받기 때문에 사회화합과 사회보장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의료행위를 지나치게 통제하여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방해하여 질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의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게 하는 단점이 있다. 만약 이 제도가 폐지되고 ‘선택계약제’ 등이 도입되면 현 건강보험에 불만이 있거나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는 환자나 의사는 판단에 따라 의료 공급자와 수요자로서 새로운 계약(민간의료보험)을 맺고 치료하는 식으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 능력이 되는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건강보험을 탈퇴하고 좀 더 낳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의료보험으로 전환될 것이고 건강보험은 상대적 빈곤층만 남아 어려운 보험 재정이 더욱 악화 되어 결국 붕괴하게 될 것이라는 염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럴 경우 미국의 예처럼 빈익빈 부익부의 극단적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당연지정제’ 폐지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것 같다. 하지만 지나치게 낮은 수가와 통제 때문에 현행 건보제도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받았다고 생각하는 의사들 사이에서는 찬성 여론이 높은 것 같다.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싸고 비교적 괜찮은 질의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상당한 장점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환자는 환자 나름대로 의사는 의사 나름대로 모두 불만들이 많은 것은 왜일 까? 이는 한국의 건강보험이 유럽의 무상의료같이 양적으로 만족스런 서비스도, 미국처럼 돈은 들지만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서비스도 아닌 기형적 의료형태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질보다는 양을 추구하는 왜곡된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불만이 팽배하고 이를 의사나 병원 탓으로만 돌리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의사 모두가 어떻게 하던지 현행 건강보험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의료서비스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의사들은 결국은 개업을 위해 수억을 투자하고 이자와 빚을 갚기 위해 수익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일 뿐이다. 현장에서 의사로서 보는 우리나라 건보의 문제점은 미국의사나 유럽의사가 환자 한명 진료하는 동안 우리나라 의사는 10~15명을 보아야 전문가로서 만족할 수 있는 수입도 나오고 병원 운영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의사의 열배의 노력으로 버터 보지만 당연히 질도 떨어지고 이마저도 경쟁이 심해져 유지 불가능한 순간이 오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전공의들이 외과나 산부인과처럼 환자수를 늘려서 수입을 보존하기 어려운 전공과목을 기피하고 개업하기 쉬운 과로만 의사인력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큰 문제이다. 이런 단점을 고려하되 현 건강보험의 장점을 살려야 할 것이다. 갓난아기를 목욕시키고 목욕물을 버리면서 갓난아기까지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사회보장제도로서의 건강보험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의료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현명한 대안을 위한 지혜를 모을 때이다. 김형준<신세계병원 정신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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