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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 오피니언 [세상읽기 08.2.26>시론 김형준부장] 기사글입니다
작성자
신세계병원
작성일
2008-02-27
우생순, 숭례문 그리고 시스템이 없는 나라 기사등록 : 2008-02-26 19:22:00 얼마 전 극장에서 화제가 되었던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다룬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이라는 영화를 감동적으로 본 일이 있다. 이 영화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아테네 올림픽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당당히 은메달을 땄던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감동적인 실화를 다룬 이야기이다. 이는 어떤 악조건에서도 정신력과 의지로 세계의 중심으로 서는 우리 국민성의 우수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비추어 져서인지 흥행뿐 아니라 핸드볼에 대한 신드롬이 생길 정도의 큰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더욱이 결승전 상대였던 덴마크는 북유럽 특유의 신체조건과 국왕이 응원 올 정도의 국가적 인기, 29개의 프로팀이 연중 핸드볼 경기를 하는 넓은 인프라까지 갖춘 강팀으로 우리 선수들은 비록 아쉬운 패배를 당했어도 두 번의 연장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연출하며 누가 봐도 우리 선수들의 투혼과 훌륭한 기량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감동의 장면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그런 덴마크나 노르웨이 같은 세계적 핸드볼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으로 ‘그래 우리도 세계적 수준이야’하며 만족하며 끝낼 일인지 돌아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거구의 자국 핸드볼 선수들을 거침없이 몰아세운 한국의 선수들에 감동한 덴마크국왕이 우리 선수들은 찾은 자리에서 ‘한국은 얼마나 많은 프로팀이 있기에 이런 훌륭한 선수들이 나오냐’고 질문을 해서 우리 선수들이 대답을 못하고 고개만 숙인 일이 있다고 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 핸드볼 기반 시스템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프로팀도 아닌 실업팀은 5~6개 정도 있고 선수는 고작 70여명 뿐 이여서 맘 놓고 실력을 겨룰 환경이 너무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몇몇 외국의 스포츠 기자들은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는 것은 정말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이지만 지난주 우리는 국보1호인 숭례문을 화재로 잃어버렸다.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된 것도 매우 슬픈 일이지만 더욱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은 국가적 보물인 문화재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창피할 정도로 너무나 엉성했다는 점일 것이다. 수백 년을 이어온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과연 우리 사회가 이렇게 허접했단 말인가? 숭례문을 민간인에게 개방하고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을 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이런 겉모습의 화려함을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몇 배의 체계적 준비 시스템(보안, 안전, 소방, 보존 등)이 필요했던 것이다. 앞선 예처럼 올림픽의 놀라운 성과에도 평소에는 그들이 운동할 팀조차 없어서 거리를 헤매어야 하는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례처럼 눈에 보이는 겉모습의 성과에만 매달리는 식의 방식은 이제 점점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제는 성장·성과 위주의 방식에서 전환하여 사회 각 분야에서 내실 있게 선진국다운, 내용이 충실한 시스템을 만들어 야 할 때인 것이다. 얼마 전 나는 알코올중독치료 시설을 견학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의 병원과 복지시설을 돌아본 일 있었다. 부유한 선진국이라는 그곳 시설의 첫 인상은 사실 그렇게 부러운 것이 아니 었다. 시설들이 너무 낡고 비좁아 연수에 참여한 우리 일행들이 들어갈 공간도 제대로 없어 당황하는 모습들이 있었기 때문 이였다. 오히려 시설로 따지면 우리나라의 병원이나 복지시설이 훨씬 훌륭하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하루 16명의 환자를 위해 의사, 간호사, 알코올전문상담사, 사회복지사로 이루어진 20명의 치료팀이 체계적인 역할에 따라 일을 한다는 이탈리아의 한 병원의 예처럼, 그들의 치료 프로그램과 시스템이 너무나 체계적이어서 깜짝 놀라게 되었다. 같은 숫자의 치료팀이 우리나라에서는 16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니 ‘나는 정말 환자를 치료하고 있던 것이 아니구나’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우리나라는 전쟁과 식민 경험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민들의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경제력 11 위의 당당한 세계 중심국가로 발돋움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장· 성과 위주의 결과에 취해 충실히 내적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한 노력을 회피한다면, 우리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 숭례문의 아픈 교훈처럼-이미 IMF로 뼈저린 고통을 경험했지만-또 다른 불행을 경험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김형준<신세계병원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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